
[제9편] 산행 중 응급상황 대처법 (저체온증, 쥐 났을 때, 탈수 증상)
지난 8편에서는 봄철 해빙기부터 겨울철 적설기까지 사계절 산행의 주의사항을 깊이 있게 다루었습니다. 철저히 준비하고 산에 올랐더라도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나 무리한 페이스 조절로 인해 신체에 적신호가 켜지는 순간이 있습니다.산속에서는 도심과 달리 119 구조대가 도착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초기 응급처치를 어떻게 하느냐가 큰 사고를 막는 열쇠가 됩니다. 오늘은 등산 중 가장 자주 마주치는 3대 신체 응급상황인 저체온증, 다리 쥐(근육 경련), 탈수 증상의 증상과 실전 대처법을 알아보겠습니다.
1. 보이지 않는 암살자, '저체온증' 대처법
저체온증은 한겨울에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2편(레이어링 시스템)에서 언급했듯, 여름이나 가을철에 비나 땀에 젖은 상태로 능선의 강한 바람을 맞으면 심각한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주요 증상: 몸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고, 입술이 파래지며, 말이 어눌해집니다. 심해지면 졸음이 쏟아지고 걸음걸이가 비틀거립니다.
- 실전 대처법:
- 젖은 옷 즉시 교체: 땀이나 비에 젖은 옷을 계속 입고 있으면 체온을 무서운 속도로 빼앗깁니다. 마른 여벌 옷이나 방풍 재킷으로 즉시 갈아입어야 합니다.
- 외부 바람 차단: 바람이 치는 능선을 피해 바위 뒤나 숲속으로 이동하고, 배낭 속에 챙겨둔 은박 서바이벌 블랭킷(구조 담요)이나 비닐로 몸을 감싸 체온을 보존합니다.
- 따뜻한 수분 및 당분 섭취: 의식이 있다면 보온병의 따뜻한 물을 마시게 하고, 초콜릿 등 고열량 음식을 섭취하게 해 몸에서 열을 내도록 돕습니다. 단, 의식이 희미할 때 음식을 먹이면 질식 위험이 있으니 절대 금물입니다.
2. 갑자기 발걸음이 멈추는 공포, '다리 쥐(근육 경련)' 대처법
평소보다 경사가 가파르거나 하산 시 무리하게 힘을 주면 허벅지나 종아리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며 극심한 통증이 찾아옵니다.
- 주요 증상: 근육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수축하며 굳어지고,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인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 실전 대처법:
- 반대 방향으로 스트레칭: 가장 빠른 방법은 수축된 근육을 반대로 늘려주는 것입니다. 종아리에 쥐가 났다면, 주저앉아 다리를 쭉 펴고 손으로 발가락 끝을 몸쪽으로 강하게 잡아당겨 줍니다. 주변 동료가 발바닥을 몸쪽으로 밀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 근육 마사지 및 온열 대처: 경련이 가라앉기 시작하면 뭉친 부위를 손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해 혈액순환을 돕습니다. 찬물보다는 따뜻한 물을 붓거나 마찰을 통해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수분 및 전해질 보충: 쥐가 나는 주원인은 전해질(염분) 부족과 피로 누적입니다. 스포츠음료를 마시거나 소금을 소량 섭취한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페이스를 낮춰 하산해야 합니다.
3. 온몸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탈수 증상' 대처법
특히 여름철이나 장거리 산행 시 목마름을 무시하고 걷다 보면 어느새 탈수 증세가 찾아와 신체 기능을 마비시킵니다.
- 주요 증상: 극심한 갈증과 함께 입안이 바짝 마르고, 두통, 어지러움, 무기력증이 찾아옵니다. 소변 색이 진한 노란색으로 변하는 것도 대표적인 신호입니다.
- 실전 대처법:
- 그늘에서 휴식: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산행을 멈추고 햇볕을 피해 시원한 그늘로 이동합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옷의 단추나 지퍼를 풀어 호흡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 소량씩 자주 수분 섭취: 한 번에 많은 양의 물을 벌컥벌컥 마시면 위장에 부담을 주고 체내 전해질 농도가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3~5분 간격으로 조금씩 나누어 마시게 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미네랄이 함유된 이온 음료입니다.
- 페이스 조절 및 무리한 산행 중단: 탈수 증상이 오면 신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회복 후에도 정상적인 산행은 무리이므로 탈출로를 통해 빠르게 하산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변경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