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처음 등산을 시작했을 때 가장 크게 겪었던 시행착오가 바로 '체력 안배'였습니다. 평지를 걸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칼로리가 빠르게 소모되는데, 무작정 걷기만 하다가 오르막 한가운데서 다리가 풀리고 급격한 탈진(봉크)을 겪어본 적이 있거든요.
그때 뼈저리게 느낀 뒤로는 배낭에 챙기는 간식과 물 마시는 습관부터 바꿨습니다. 오늘은 제가 수많은 산행을 거치며 직접 겪고 정착한 실전 행동식 챙기는 노하우와 올바른 수분 섭취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제가 생각하는 '진짜 행동식'의 기준
처음에는 정상에 가서 먹을 김밥이나 빵만 든든하게 챙기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음식들은 배를 채우는 일반 식사일 뿐, 산행 중간중간 지치지 않게 몸을 받쳐주는 행동식과는 다릅니다. 제가 행동식을 고를 때 반드시 지키는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 빠른 흡수: 소화하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고 즉각 당분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 한 손 섭취: 배낭을 내려놓지 않고, 1~2분 숨을 고르며 한 손으로 바로 뜯어 먹을 수 있어야 합니다.
- 보관 용이성: 날씨가 더워도 상하지 않고, 추운 날에도 딱딱하게 얼어붙지 않는 간식이어야 합니다.
2. 제 배낭 허리 주머니에 항상 들어있는 추천 행동식 BEST 4
- 에너지 젤 & 미니 양갱: 깔딱고개 같은 급경사 구간을 앞두고 다리에 힘이 빠질 때 바로 꺼내 먹습니다. 씹을 필요 없이 꿀꺽 삼킬 수 있어 호흡이 가쁠 때 즉각적인 에너지를 채우기에 이만한 게 없습니다.
- 소포장 견과류 & 에너지바: 급한 불을 끄고 난 뒤, 서서히 지속적인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용도입니다. 아몬드, 호두, 건포도가 적절히 섞인 믹스넛을 챙기면 든든함이 오래갑니다.
- 바나나 또는 말린 과일: 장거리 산행에서 종아리에 쥐가 자주 났었는데, 칼륨이 풍부한 바나나를 챙긴 뒤로 경련이 많이 줄었습니다. 부피가 부담될 때는 곶감이나 건자두(프룬)를 작은 지퍼백에 소분해 갑니다.
- 식염 포도당 & 이온 사탕: 땀을 비 오듯 흘리는 날에는 맹물만으로 버티기 어렵습니다. 전해질 불균형으로 어지럽거나 쥐가 나는 것을 막아주는 필수 비상약 같은 존재입니다.
제가 챙기지 않는 간식: 기름진 도넛이나 소화가 오래 걸리는 육포, 퍽퍽한 빵류는 산에서 먹으면 오히려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극심한 갈증을 유발해 배낭에서 뺐습니다.
3. 갈증을 느끼기 전에 마시는 저만의 수분 섭취 루틴
등산 초보 시절 제가 했던 가장 큰 실수는 "목마를 때 한 번에 벌컥벌컥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목이 마르다고 느끼는 순간은 이미 몸에서 탈수가 시작되었다는 신호더군요. 게다가 물을 한꺼번에 마시면 위가 출렁거려 오르막을 오를 때 속이 메스꺼워집니다.
- 15~20분마다 두세 모금씩: 저는 시간을 정해두고 목이 마르지 않아도 15~20분마다 입안을 적시고 목을 축인다는 느낌으로 2~3모금씩 나누어 마십니다. 이렇게 마셔야 몸에 무리 없이 수분이 흡수됩니다.
- 맹물 500ml + 이온 음료 500ml: 땀으로 빠져나가는 나트륨과 미네랄을 보충하기 위해 보틀 하나에는 맹물을, 다른 하나에는 이온 음료(또는 분말을 탄 물)를 준비해 번갈아 마십니다.
- 보온병의 따뜻한 물 한 모금: 특히 바람이 부는 능선이나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찬물을 마시면 몸이 급격히 식습니다. 미온수나 따뜻한 물을 챙겨 한 모금 마셔주면 체온 유지에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안전한 산행을 위한 작은 습관
행동식을 먹고 나오는 비닐 포장지나 과일 껍질은 배낭 허리 벨트 주머니에 작은 비닐봉지를 하나 묶어두고 바로바로 집어넣습니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산을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오르막과 내리막에서 무릎 관절을 확실하게 보호해 주는 ‘등산 스틱 올바른 파지법 및 경사별 길이 조절 노하우’를 들고 오겠습니다. 모두 안산, 즐산 하세요!